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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planning

냐야야아옹! 그건 발톱이 아니잖아. 피나잖아옹!!!

처음으로 넥카라를 씌워봄 ㅠㅜ

저희 집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죠. 이름은 콩이. 페르시안 친칠라 종입니다.

며칠전 일요일 밤.
뒷발톱이 길어서 아내가 냥이를, 제가 발을 붙잡았습니다.
발톱이 산양 뿔처럼 빙글빙글 돌기때문에 그냥 두면 발을 다치게 할수도.
무심히 오래도 지났는지, 온 발바닥은 털이 무성해서 미끄러운 상태.
일단 발톱을 깎고 털도 밀어줘야지.....

마침내 발바닥 털을 깎으려 바리깡을 들고 설치다가 그제서야 알았죠.
‘이 정도 자르면 되겠지?’ 독백하며 대충 손끝의 감각으로 자른 것이 사고였습니다.
발의 보드라운 젤리패드가 하나 벤 것입니다.

전혀 모르는 상황에 냥이는 구석탱이에서 발을 핥고 있습니다.

피가 뚝뚝!까지는 아니지만 털에 배어나오고 있었죠.
계속 핥으니 지혈이 되지 않습니다.

냐옹 한 마디라도 하지 그랬어, 엄청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붕대없나, 알코올 갖고 와봐봐, 요오드 바르자, 이거 삼각건법으로 못풀게 해놔여할텐데 뭐 없나, 밴드라도 붙이고 반창고로 싸매어놓자......
고요한 일요일 밤이 핵당황 난리도 아니었죠.

아주 불쌍한 그 상황은 다음날 아내가 퇴근 후 병원에 데려가고 나서야 진정되었습니다.
사고는 내가 치고 수습은 아내가.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분석해봐야죠.
인간은 실패에서 인사이트를 얻어내야죠.

고양이는 정말 완벽에 가까운 동물입니다. 털만 빠지지 않는다면요.

 

고양이의 장점 “고맙다”

1) 깨끗합니다

고양이는 스스로 그루밍이라는 행동을 해서 온몸을 닦습니다.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목욕도 심각한 오염이 묻었을 때가 아니면 필요없습니다.

 

2) 깔끔합니다

화장실 통에 모래를 채워놓기만 하면 스스로 볼 일을 봅니다.

 

3) 절제합니다

사료도 그릇에 마음껏 부어놓으면 먹을 만큼만 딱 먹습니다. (개와는 대조적이라고 들었습니다)

 

4) 산책이 필요없습니다

호기심이 많아 나가고 싶다고 현관문 앞을 늘 서성입니다. "그래? 나가고 싶어?" 안고 밖에 나가면 동공확장, 심장쿵쾅, 발톱을 세우고 나를 꽉 붙들어서 아픕니다. 영역동물이라 장소가 변경되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산책을 안하니 심장사상충 문제도 없습니다. 

 

5) 조용합니다

'야옹' 소리를 가끔 냅니다. 닝겐에게 할말이 있을 때만. 대부분 조용히 있습니다. 20시간 정도를 잡니다. 하루에 20분 정도 우다다를 해서 시끄러울때도 있지만 이내 지칩니다. 동물의 왕국 주인공 사자와 깉습니다. 맨날 잡니다. 사람 아기도 잘 때가 가장 귀엽죠?

 

집안에서의 이슈 발견 “해결이 필요한데”

1) 털이 자라고 빠집니다

온 집에 굴러다닙니다. 검은 옷에 잘 붙습니다. 스스로 그루밍을 해서 죽은 털을 치웁니다만, 한계가 있고 빗질을 해줘야합니다. 발바닥에도 털이 자라서 미끄럽습니다. 거기는 주기적으로 삭발을 해줘야 합니다. 안그러면 미끄러워 자세가 불편해 관절염도 생긴다 하고 높은 곳으로 점프하고 착지하는데에도 자세가 안 나옵니다. 관절염 온답니다.

 

2) 발톱이 자랍니다

발톱은 자연히 겉부분이 벗겨지면서 속이 밖으로 나오는 구조. 길이는 자연에서는 돌아댕기면서 닳아서 적당해지지만 아파트 미끄러운 집안에서는 거의 불가능이죠.

 

이슈는 파악, 솔루션과 프로세스를 대충, 사고 발생!

발톱을 깎아야했습니다. 순하디 순하지만 가끔 소파를 뜯거든요.
(애들 시집 장가 보낼때 까지 쓸 소파인데 안돼!!)
발의 털 때문에 미끄러워하는 건 냥이 사정이고 딱히 나에게 와닿지는 않는구만.
나에게 당장 불편한 발톱을 깎자.

눈 가리고 아웅.
그냥 감으로 손끝의 느낌으로,
각도를 아무렇게나.
그렇게 피를 봤습니다

다행히 세균감염이나 기타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오늘의 교훈: 이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작은 불편함은 작을 때 주기적으로 관리해야한다. 잘 안다고 자신하다가 망할 수 있다.